'이마에 스크래치' 하나도 안 아픕니다…'유관 인증 상처' 손흥민 "누가 밀어서 트로피에 긁혔어요"
컨텐츠 정보
- 7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고통보다 기쁨이 더 크다.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꽤 오래 남을 수 있는 상처에도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손흥민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통해 프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결승 무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나 토트넘은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발을 떠난 볼이 상대 수비수 루크 쇼 맞고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1-0으로 이겼다. 손흥민은 후반 교체로 들어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부지런히 뛰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마침내 손흥민이 유럽 무대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프로 데뷔한 뒤 15년 만에 거둔 타이틀이다. 특히 토트넘에서 10년을 뛰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UEFA 챔피언스리그, 영국춧볼리그(EFL) 카라바오컵 등 번번이 우승에 실패해 무관의 아이콘처럼 불렸던 손흥민이었기에 오랜 숙원을 푼 하루였다.
선수 생활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기쁨을 만끽했다. 곧장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경기장 전역을 뛰어다녔다. 팀 동료들과 빼놓지 않고 포옹을 나눴고, 경기장을 찾은 부모님과도 우승의 환희를 나눴다. 15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간 탓에 상당한 눈물도 쏟았다.
백미는 우승 세리머니였다. 한국 선수가 유럽 메이저대회에서 주장 자격으로 트로피를 든 최초의 장면이 전세계에 퍼졌다. 캡틴답게 가장 먼저 15kg에 달하는 우승컵을 번쩍 들며 토트넘은 물론 유럽축구 역사에도 한획을 그었다.
이 과정에서 영광의 상처가 새겨졌다. 토트넘이 구단 채널에 공개한 영상에서 손흥민은 이마의 상처를 보여줬다. 그러면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누가 밀어서 이마에 부딪혔다"라고 했다. 날카로운 부분에 긁혀선지 상처 부위가 꽤 부어올랐지만 손흥민은 아픔도 없이 소리를 지르며 우승을 즐겼다.
챔피언 세리머니 때 받지 못한 메달도 뒤늦게 목에 걸었다. 경기가 끝나고 현장에서 스포티비뉴스를 만난 손흥민은 "선수들이 너무 많아서 메달을 못 받았는데 이제 걸게 됐다"라고 얘기했다. 트로피를 든 소감도 "너무 무거웠다"라고 웃었다.
클럽에서 거둔 첫 우승의 의미는 남다르다. 연령별 대표팀 소속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있긴 하나 소위 메이저급은 아니었다. 이를 의식한 손흥민도 "아시안게임도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고 특별한 기분이었지만 오늘은 정말 사람들이 저에게 항상 얘기하던, 없던 것들을 항상 꼬집었던 것들을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하루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어려운 길을 선택하고 남들이 하지 않는 거 해보고 싶어하던 선수였다. 또 사람으로서도 항상 그런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17년 동안 못 하던 것을 주장으로서 해서 정말 자랑스럽고 너무나도 행복하고 앞으로 더 제가 더 발전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만든 것 같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토트넘도 손흥민의 우승에 한없이 기뻐했다. 경기 후 구단 홈페이지는 손흥민에 대해 "유럽대항전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최초의 한국인 주장"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클럽의 수많은 팬들은 온라인상에서 손흥민에게 찬사를 보냈다.
영국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의 이 발언은 단순한 감격이 아니라 진심 그 자체였다. 그는 자신을 초월해 클럽의 역사를 대표하게 됐다. 손흥민은 이날 밤 '클럽의 상징'에서 '클럽의 전설'로 넘어갔다"라고 박수를 쳤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해낸 일들은 이미 셀 수 없이 많다.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 득점, 수차례 올해의 골, 구단 팬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 수상 등이 있었다. 하지만 개인 커리어는 우수했지만 언제나 무관이라는 단어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이제 그 그림자는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