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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은 비오듯 쏟아졌고, 손은 덜덜... 윤성빈 7년 만에 만원 관중 앞 등판→1이닝 9실점, 그래도 한 경기로 평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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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관중 앞에서 오랜만에 던진 게 독이 됐을까. 윤성빈(26·롯데 자이언츠)의 얼굴은 상기됐고, 손은 덜덜 떨렸다.


윤성빈은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롯데의 선발투수로 등판했지만, 1이닝 4피안타 7사사구(6볼넷 1몸에 맞는볼) 9실점으로 물러났다.


출발은 너무 좋았다. 1회초 선두타자 박해민을 상대한 윤성빈은 초구부터 시속 157·156·157㎞의 빠른 볼을 연달아 뿌리며 3구 삼진을 잡았다. 무엇보다도 모두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공들이었다. 롯데 팬들은 커다란 함성을 보내며 파이어볼러의 귀환을 기뻐했다.


이후 2번 문성주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기는 했으나, 다음 타자 김현수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특히 시속 143㎞의 포크볼이 잘 떨어지면서 김현수는 원바운드 볼에 방망이를 헛돌리고 말았다. 순식간에 2아웃을 잡자 사직야구장의 분위기는 뜨겁게 올랐다.


하지만 윤성빈은 안정을 찾지 못했다. 문보경 타석에서 문성주가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설상가상으로 피치컴까지 말을 듣지 않았다. 여기서부터 급격하게 흔들린 윤성빈은 문보경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다음 타자 오지환도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만루가 됐다. 이어 송찬의에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도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만루 상황에서 구본혁의 2타점 적시타까지 나오며 윤성빈은 1회에만 3실점을 기록했다. 주형광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윤성빈을 진정시키려 했고, 함창건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1회를 마무리했다.


윤성빈은 2회에도 선두타자 이주헌에게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볼 4개를 연달아 던져 출루를 허용했고, 박해민에게도 풀카운트 끝에 4구를 내주고 말았다. 이어 문성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스코어는 0-4가 됐다. 윤성빈의 제구는 계속 흔들렸고, 김현수에게도 볼넷을 기록하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문보경에게도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더 내주자, 윤성빈은 비오듯 땀을 쏟아내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모자를 고쳐 쓰면서 안정을 찾으려고 했지만, 그의 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이후 오지환의 투수 옆 땅볼을 잡으려 따라갔지만 결국 내야안타가 되면서 스코어는 6-0이 됐다.


결국 롯데는 윤성빈을 내리고 박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1이닝 동안 볼넷 6개와 몸에 맞는 볼 하나를 내주고 내려간 것이다. 후속투수 박진이 송찬의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면서 윤성빈의 실점은 9점으로 늘어났다.


윤성빈의 1군 등판은 지난해 7월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그는 무려 5년 4개월 만에 선발투수로 등판했었다. 홈인 사직구장에서 등판한 건 2019년 3월 28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6년 2개월 만이었다.


21일 사직구장에는 2만 2669석이 가득 차면서 11경기 연속 매진 사례를 이뤘다. 윤성빈이 만원 관중 앞에서 공을 던진 건 1군 데뷔 시즌인 2018년(2만 5000명) 2차례 이후 처음이다. 그해 3월 31일 NC전에서는 5이닝 4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3실점, 5월 20일 두산전에는 5이닝 3피안타 3사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이후 7년의 시간이 흘렀다. 2019년부터 윤성빈의 1군 등판은 단 4경기에 그쳤다. 부상과 부진이 겹쳤고, 군 입대를 하려다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이 길었다. 그 사이 그는 롯데 팬들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지난해부터 다시 2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은 윤성빈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다. 그는 올해 2군 6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1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21⅓이닝 동안 무려 4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9이닝당 16.9탈삼진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줬다. 볼넷도 20개로 많은 편이지만 강력한 구위로 타자들을 누르면서 피안타율은 0.071에 불과했다.


이에 경기 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윤성빈에 대해 "어떻게 던질지 감독인 저로서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마운드에서 공이 어느 정도 타자에 승부하러 들어가는지를 보려고 한다. 볼이 많아지면 그건 피곤하다"는 김 감독은 "아무 얘기도 안 했다"고 말했다.


윤성빈은 볼넷을 내줘도 삼진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듣자 김 감독은 "그런 자신감은 좋다"면서 "그만큼 자신 있다고 하면 그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팀 LG를 상대로 선두 싸움을 펼치고 있고, 만원 관중이 지켜보는 상황은 윤성빈에게 압박이 될 수밖에 없었다. 1이닝 9실점을 하고도 팬들이 비난 대신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건 이런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윤성빈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스타뉴스와 만나 "포기하지 않고 내년(2025년)에도 1군에 올라갈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비록 첫 등판은 아쉬움 속에 마무리했지만, 최고 157㎞, 평균 154㎞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확실한 구위를 보여줬기에 다른 상황에서는 좋은 투구를 기대해볼 수도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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